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질병 예방을 위해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런 이유 외에 종교나 신념을 이유로 채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채식주의자는 베지테리언(vegetarian)이라고 하며 보통은 다섯 종류로 구분한다. 붉은 고기를 먹지 않고 닭고기는 먹는 ‘세미 베지테리언(준채식주의자)’부터 육식을 금하나 생선은 먹는 ‘페스코(Pesco)’, 육식은 하지 않지만 우유와 달걀은 먹는 ‘락토 오보(Lacto-ovo)’, 육식과 달걀은 금하지만 우유는 먹는 ‘락토(Lacto)’, 완전히 채식만 하는 ‘베건(Vegan)’ 등으로 나누어진다.

순수 채식만 하면 곡류나 콩류, 채소와 과일 위주로 섭취하게 되는데 이러한 방법은 포화지방산 섭취가 낮고 식이 섬유소 섭취량이 많아 성인병인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고혈압, 뇌졸중, 비만 등을 관리하기 위한 식사요법으로 실행하기도 한다. 이렇게 채식을 할 때 생각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채식으로 깨지기 쉬운 영양의 균형 

먼저 각 연령별 필수 영양소를 충족시키는지 생각해야 한다. 채식을 하면 연령에 따른 필수 영양소를 충족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급격히 성장하는 청소년들은 충분한 열량 및 단백질, 칼슘, 철분, 아연, 비타민 D, 비타민 B12 등이 필요한데, 채식으로는 이 영양소들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할 수 있다. 충분한 열량이 공급되지 못하면, 단백질이 성장 또는 새로운 세포를 만드는 데 쓰이지 못하고 열량급원으로 쓰이게 된다. 이러한 열량 결핍은 성장과 뇌기능 저하를 가져온다.

완전한 단백질을 구성하는 동물성 식품에 비해 콩을 제외한 식물성 식품은 1-2개의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한 불완전한 단백질을 구성하므로 성장을 위해서는 필수아미노산 급원을 동물성에서 섭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임산부의 경우, 섭취한 열량과 영양소가 태아의 신체 구성, 발달, 성장 및 태아의 출산 후 건강과 성장,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데 식물성 급원으로는 철분, 칼슘, 비타민 등의 섭취와 흡수가 부족할 수 있다.

또 노인의 경우, 노화로 인해 대부분의 영양소가 잘 흡수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 채식을 할 경우 영양소 흡수율은 더 떨어지게 되므로 비타민 D, 비타민 B12 등의 보충이 필요할 수 있다.

영양소 흡수율이 낮은 채식, 보완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영양소 흡수에 문제가 없는지 생각해야 한다. 채식으로 섭취한 영양소 중 어떤 무기질은 동물성 급원에서 섭취한 것보다 흡수율이 낮다. 예를 들어 채식으로 섭취한 철분은 살코기에 있는 철분보다 흡수율이 낮으며, 칼슘 역시 동물성 급원을 통해 섭취한 칼슘보다 흡수율이 낮다. 또 시금치 같은 녹색채소에 들어 있는 수산과 곡류에 들어 있는 섬유소와 피틴산은 칼슘과 아연 흡수를 방해한다.

또한 영양소 결핍으로 인한 질병 발생 우려는 없는지 생각해야 한다. 채식으로 결핍될 수 있는 대표적인 영양소는 비타민 B12다. 비타민 B12는 우리 몸에서 적혈구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며 세포, 신경계, 엽산대사에 필요한 영양소다. 악성 빈혈, 신경 손상, 엽산 흡수 저하 등을 유발하기도 하며, 결핍 시에는 면역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다. 비타민 B12의 대표적인 급원 식품은 육류와 육가공품, 생선, 닭, 계란, 해산물, 어패류 등으로 이 영양소는 동물성 식품에만 있다.

결국 어느 하나에 편중되는 것보다는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즉 채식을 하면서 육식을 통해 열량,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을 충분히 공급받는다면 채식만 했을 때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를 상호 보완할 수 있다.

채식은 주로 영양에 관심이 많거나 본인의 건강을 잘 관리하는 데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다. 그렇지만 잘 계획되지 않은 극단적이고 장기적인 채식은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고 본인 또는 가족의 식습관을 채식으로 전환할 때에는 전문가와 상의해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